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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15일부터 22일까지 11박 12일간 아프리카 남동쪽에 위치한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섬나라인 마다가스카르에 WELL International이라는 국내NGO단체의 단기의료선교에 남편 김종관 집사와 호수(중등부), 찬수(초등5,6부), 희수(초등1,2부) 온가족이 함께 참여하였다. 마다가스카르는 최근 미디어를 통해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순박한 사람들의 모습이 알려지면서 마치 지구상에 얼마남지 않은 낙원으로 포장되어 알려진 곳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프랑스의 식민지 지배를 받으면서 서구문명과 접촉해왔으며 이미 많은 기독교종파들이 선교활동을 해 온 지역이다. 그러나 기독교를 받아들인 현지인들조차 여전히 전통미신을 신봉하고 있으며 그로인해 참그리스도인을 만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오랫동안 계속된 정부의 부정부패로 인해 빈부차가 심하고, 전반적인 국토개발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오지로의 접근자체가 힘들어 도시 이외의 지역에 사는 현지인들이 의료,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없는 곳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심한 영적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사역지인 베루루하(Beroroha) 지역은 마다가스카르의 남서쪽에 위치한 곳으로 마다가스카르의 4대 지류 중 하나인 만쿠키(Mankoky)강을 끼고 있다. 이 강이 대단히 넓고 길며, 계절에 따라 유량의 차이가 심해 정부에서조차 도로를 내고 다리를 건설할 엄두를 못내는 곳이다. 장장 16시간 비행하여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Antananarivo, 줄여서 타나(Tana)라고도 부름)에 도착한 우리들은 하루를 꼬박 오리엔테이션과 여러 가지 점검을 하며 잠시 체력을 보충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날 새벽부터 하루가 꼬박 걸리는 사역지까지의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가장 젊고 책임을 많이 진 9명의 대원이 먼저 타나에서 경비행기로 사역지 근처까지 이동을 하였고 나머지 대원들은 비행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기 위해서 (1대의 경비행기가 왕복을 하며 우리를 실어 날았는데, 경비행기가 이착륙을 하는 비행장은 조명시설이 없어 낮 시간에만 비행이 가능하다) 선발대가 비행하는 동안 남부의 안치라베(Antsirabe)로 버스로 4시간 반을 이동하여 그곳에서 비행기를 탔다. 경비행기로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거리를 비행하여 베루루하 간이비행장에 도착하니 이번에는 4륜구동 자동차와 우마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 자동차를 타고 도로도 없는 정글을 헤치고 30분정도 가니 넓은 만쿠키강이 보였다. 거기서 다시 카누를 타고 30분을 더 가니 그제서야 이번 사역의 베이스캠프가 되는 캠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나와 아이들이 속한 마지막 조가 도착한 것이 오후 5시경이니 12시간이 넘는 대이동이었다.
베루루하 지역은 문명의 혜택이 거의 없다고 봐야할 정도의 상황인지라 당연히 우리가 머물만한 숙소는 없었다. 그래서 강변의 사유지를 빌려 베이스캠프를 만들고 20여 채가 넘는 텐트를 세워 숙소를 마련하였다. 식수는 강물을 퍼서 필터로 정수하여 사용하였고 간이화장실과 샤워실을 만들어 이용하였다. 야간에 이용할 전기는 태양열전지를 이용해 충전하여 사용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낭만적인 캠프생활로 보일지는 모르겠으나, 강물은 매우 더러워 수인성 전염병의 온상지였고 강변에는 악어와 뱀, 전갈이 함께 사는 환경이라는 것을 고려해보면 하나님께서 일정 내내 지켜주시지 않았다면 큰일이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진료활동은 베이스캠프에서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베루루하 보건소에서 이루어졌다. 보건소라고 넓은 부지와 여러 건물들이 있기는 하나, 그 안에 물건들이 없다. 작은 약국같은 곳은 있었지만 그 외의 방들은 텅 비어 썰렁하기만 했다. 겨우 환자가 누울 수 있는 몇 개의 침상과 비치의자, 그리고 책상을 구해 진료시설을 마련했다. 그리고 보건소까지 올 수 없는 더 먼 곳의 환자들을 위해서 소규모의 이동진료팀이 매일 더 먼 곳으로 이동하여 진료활동을 하였다. 5일간의 진료활동으로 내과, 소아과, 피부과, 비뇨기과 환자를 약 850명, 치과 환자 약 100여명을 진료하였고, 외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수술이 50건이 있었다. 또한 진료를 시작하기 전에는 진료를 받기 위해 모인 현지인들 앞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시간을 먼저 가졌고, 마지막 날 밤에는 현지어로 더빙된 영화 ‘예수’의 상연회가 있었다. 그 결과 40여명의 선별된 결신자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대외적인 성과 외에도 선교단 내부에도 성과가 있었다. 이번에 참여한 단원들의 연령층은 초등학생부터 이미 직장에서 은퇴한 60대 중반까지 다양하였다. 직업도 의료인 뿐 만 아니라 기업인, 가정주부, 학생들도 참여하였다. 언뜻 의료선교라고 하면 비 의료인들이나 어린 아이들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며 걱정부터 앞서는 경우가 많으나 실제로 선교지에 가보면 그렇지 않음을 금방 알 수 있다. 새벽 3시부터 시작되는 식사준비나 몰려드는 현지인 어린이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자리를 정돈하고, 풍선으로 갖가지 모양을 만들어 선물하고, 그러면서 복음을 전하는 일은 어떤 특정한 소수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오히려 별 역할을 기대할 수 없으리라고 생각한 이들의 봉사가 나중에 사역이 끝나고 돌아와서도 더 진한 감사의 여운을 남기게 된다. 또한 선교가 평신도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사역임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별히 우리 가정이 경험한 특별한 점은 MK(Missionary Kids, 선교사자녀)와의 교류였다. 이미 국내무의촌 의료봉사나 새문안의료선교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었지만, 이번처럼 선교사자녀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깊은 교류를 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번 사역이 아이들에게 그저 단순히 어딘가 먼 곳에 잠깐 놀러갔다 온 것이 아닌, 실제 선교현장을 보고 마음속에 ‘평생 믿음의 동역자’를 품고 올 수 있는 기회가 된 중요한 경험이었다. 이번 사역이 아이들에게는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었지만 그로 인해 받은 열매를 생각해 볼 때 오히려 값으로는 따질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단기선교를 다녀온 지 1달이 넘은 지금, 사역지인 베루루하에는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영양결핍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우리가 떠난 지 이틀 만에 죽은 어린 아이의 부모가 무당이 준 부적을 버리고 예수를 구세주로 영접하였다. 함께 사역했던 현지인 목사가 1년 남은 대학원 실습기간 동안 베루루하에 머물면서 결신자들과 교회를 세우는 일에 전념할 계획이다. 우리는 잠깐 동안 그곳에 다녀왔지만 성령님은 아직도 그곳에서 계속 일하고 계신다. [e-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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