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문안교회 의료선교부는 1992년부터 태국의 카렌족을 시작으로 태국 5회, 필리핀 2회, 베트남 3회, 미얀마 2회, 인도네시아 3회, 몽골 2회, 라오스, 네팔, 캄보디아, 러시아에서 단기 의료선교를 펼쳤다. 2008년 10월1일~6일까지 미얀마 양곤에서 유영일 목사와 단장 문영목 집사 외 대원 46명이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대하 7:14)라는 슬로건으로 총 3,159건(수술:59건)의 진료를 했다.

 

 

 

10월 1일 출발

미얀마는 3번째로 방문하는 선교지이다. 시작부터 비자발급이 거절되면서 하나님은 우리들로 하여금 기도하게 하셨다.

출발 전 9월 30일 비자 발급은 불투명하였고 절망적이었다. 외교통상부 미얀마 담당 외교관까지 포기한 오후5시. 포기와 절망... 그러나 하나님은 절대 우리를 버리지 않으신다는 믿음을 붙잡고 선교팀이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기도뿐이었다. 오후 5시 27분. 마침내 비자를 발급해 주겠다는 대사관측의 입장을 듣게 되었다. 끝까지 선교팀을 기도로 연단시키시며 어려운 고비를 통과시켜 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미얀마 땅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함께 해주실 것임을 다시금 새롭게 깨닫고 확신하게 된 하나의 사건이었다.

미얀마는 군사정부이기 때문에 교회 의료선교단 이름으로는 들어갈 수 없어 ‘새문안 복지재단 의료팀’이란 이름으로 6일 오전 6시 제 1찬양대실에서 출발예배를 드렸다. 이수영 담임목사님의 축도와 격려를 받고 엄청난 장비를 TG305편에 실고 오후 6시 45분 불교를 87% 숭상하는 미얀마 땅에 선교단원 48명은 발을 내디뎠다.

 

10월 2일 롱마니병원에서 첫 진료 시작

얼마 전 미얀마 사태와 사이클론태풍의 피해로 엄청난 고통을 겪고 난 주민들의 모습은,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무표정과 무기력함에 희망이 없어보였다.

미얀마 주민들의 눈은 삶의 모든 영역을 누군가에게 빼앗기고 신음조차 할 수 없는 고통과 절망 앞에서 몸과 얼굴은 침울하고 그 울림의 진폭이 커보였다. 그래서 크고 맑은 눈은 누군가에게 고통을 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 ‘다나끼’라는 진흙으로 만든 피부보호제를 얼굴에 바른 아이 어른들은 이른 아침부터 의료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얀마 정부에서 지정한 흘난타이야 비두세용에 위치한 롱마니병원에서 첫 진료를 시작했다. 철저한 군사정부라 선교사, 직분은 선생님으로 호칭하고 찬양과 기도도 할 수 없어 진료 전 하나님께 눈을 뜬 채 의뢰를 하고 진료를 시작했다.

먼저 접수문제가 터졌다.

선교팀은 사이클론 태풍으로 피해를 본 병원수술실 지붕과 병원 전기발전기, 금간 담벽을 수리할 경비를 제공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장이 군중소요를 우려하여 병원입구에서 약100원을 지불하고 진료카드를 구입해야 병원을 들어올 수 있게 하여 접수는 병원이 맡았다. 우리의 선교방향과 빗나가면서 돈이 없는 주민들을 돌려보내는 등 병원 측은 상부눈치만 보고 협조를 하지 않는 너무나 아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선교팀은 대응할 수 없는 처지 그들의 눈을 피해 진료카드를 우리가 사서 급한 환자는 진료를 해주는 기이한 현상이 빚어졌다. 집행부의 발 빠른 움직임으로...

 접수팀장 신정섭 집사는 목이 쉴 정도로 손짓을 하며 정리를 했으나 많이 밀려드는 환자를 관리하기에 힘겨운 상황이었다. 결국 말을 못해 메모로 대신하는 아픔이 있었고, 내과 김창섭 집사의 지원으로 진정이 되는 등 접수는 항상 힘겨운 문제로 남았다. 그래도 현지 대학생들의 통역 봉사가 힘이 되어 어려운 순간들을 잘 이겨내는 의료팀은 첫 진료를 은혜가운데 마쳤다.

 

10월 3일 둘째 날 진료

여전히 병원입구에서 진료카드를 팔고 있었고 우리는 그 카드를  받아 진료를 했다. 꼬깃꼬깃 접은 지폐 한 장을 들고 먼저 병원을 들어가기 위해 싸우는 환자들과 우는 아이들,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물과 먹거리를 파는 상인들로 인해 병원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것이야말로 이 땅의 사람들이 치열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고, 의료혜택이라고는 받아보지 못한 하나님께서 불쌍히 여기시는 미얀마 영혼들의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한 명이라도 더 치료해주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렇지만 진료를 받은 환자들에게 끼니를 위해 인도콩을 조금담은 봉지를 주는 것조차 군중소요에 대한 우려로 제지를 당해 도중에 그만두기도 하였다. 우리의 의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기도 외에는...

현지 10월은 우기-비가 내리다가 햇볕이 나고 기다리는 주민들이 탈진할 우려가 있어 염려를 했는데 결국 쓰러지는 불상사도 있었다. 물이 부족해 위생은 엉망, 냄새나는 손과 발을 만지며 진료하는 그 손길위에 하나님의 뜻이 전달되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소원했다. 덥고 비좁은 수술실에서도 상처를 도려내고 꿰매고 싸는 손길이 분주하게 움직인 둘째 날 진료는 끝이 났다. 저녁에는 교파를 초월하여 선교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을 초대하여 식사하는 전통이 있어 진료를 마감하고 36분의 선교사부부를 새문안교회 이름으로 초대하여 함께 식사를 하였다. 선교팀은 축복송을 부르며 선교지에서 힘든 사역을 감당하는 선교사들에게 손을 잡아 주며 축복하는 뭉클한 시간과 남다른 은혜를 체험하는 귀한 시간이었다.

 

10월 4일 셋째 날 진료

마지막 날! 환자는 어제보다 더 많았다. 대부분 천식, 소화기, 관절계통의 환자가 많았고 그 중에서도 유독 어린 아이들이 많았다. 오후 3시경 미얀마 한국대사 박기종대사가 방문을 했다. 박대사는 진료현장을 둘러보고 “미얀마는 의료, 교육이 제일 낙후되었고 특히 의료혜택은 주민들이 거의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현지사정을 이야기하며 “주민들은 고질병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술실 앞에서 한동안 수술현장을 바라보고 “의료팀이 이렇게 와 주어 참으로 감사하고 자랑스럽다”고 인사하고 돌아갔다. 이어서 현지 주재 MBC와 미얀마 방송에서도 의료선교현장을 취재하는 모습이 현장을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서있을 힘조차 없는 듯 화장실 앞에 쭈그려 앉아 초점 없는 시선으로 하염없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40대 여인의 모습이 안쓰러워서 먼저 진료를 받게 하고, 치과 진료를 받던 환자가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켜 내과팀이 달려가 비닐을 씌어 호흡을 돕게 하는 등 동분서주하게 감당한 일들을 해나가고 있는 동안 이미 해는 기울고 있었다.

 

우리들이 내일이면 떠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돈이 없어 진료카드를 사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지도 않고 무작정 기다리는 주민들을 위해 선교팀에서 돈을 지불하고 모두 치료를 받게 했다. 소아과는 약이 모자라 성인 약을 갈아서 적은 분량으로 조제를 하는 등 약국은 쉼 없이 분주히 움직였다. 더운 날씨에도 마스크를 하고 고개 한번 들지 못한 채 바쁜 손놀림을 보여줬던 치과팀, 침 바늘이 모자라서 계속 소독을 해가며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침을 꽂았던 한방팀, 초음파 치료?소변검사?혈압체크 등 성심껏 진료에 임했던 내과팀, 화상 입은 어린아이를 치료하고 관절염 등 아픈?다리?허리?어깨 등을 치료 했던 정형외과팀, 혹 제거?언청이? 탈장 등 종일 서서 시술을 했던 수술팀, 울어대는 아이들을 달래며 치료했던 소아과팀, 어려웠지만 통역의 힘을 빌려가며 최선을 다했던 접수팀, 좁은 방에서 열심히 머리를 잘랐던 이?미용팀을 비롯한 모든 팀이, 진료마감을 앞두고 흘린 땀방울은 참으로 값지고 귀한 것이었다. 선교팀은 늘 웃으며 섬기는 자세로 환자들을 대했고 손이 닿는 곳마다 주의 사랑이 전해지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최선을 다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도 안쓰러울 만큼 더위를 견뎌내며, 오직 불쌍한 영혼들을 위해 그리고 미얀마 땅에 온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각자가 가진 재능과 땀을 모두 토해 낸 것이다.

 

진료를 마감하고 그동안 선교팀을 도왔던 자원봉사 선교사부부와 대학생들, 롱마니 병원장에게도 작은 선물을 증정한 후에 선교팀이 뿌린 씨앗이 잘 자라도록 선교사님들이 물도 주고 사랑으로 열매 맺게 할 것이라는 믿음을 안고 어둠이 내린 병원을 떠나왔다.

 선교팀은 일정 가운데 멘토, 멘티를 정하여 서로 모르게 섬기며 도움을 주는 사랑의 공동체훈련을 통해 더욱 더 의미 있게 사역을 이어 나갔다. 또한 날마다 영적안테나를 하나님께 연결시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늘 간구하고 “나는 하나님의 사람이다”라는 말을 매순간 기억하고 최선을 다하는 선교 일정이 되라고 당부하며 영의 양식으로 무장시켜 주셨던 유영일 목사님, 비자문제 현지 총괄로 늘 하나님께 기도하며 지혜를 간구했던 총무 안상천 집사님, 육의 양식을 알차게 챙겨주셨던 이길자, 유수희 권사님, 묵묵히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던 장비팀과 지원팀이 모두 합력하여 선을 이룬 참으로 아름다웠던 미얀마 의료선교였다. 힘든 만큼 그 결실은 엄청날 것이라 믿는다. 또한 그 흘린 땀방울을 기억하시고 동일한 은혜로 되갚아 주실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리고 미얀마가 축복받는 넉넉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로워지기를 기도한다.

미얀마 공항에서 작별의 인사를 나누며 손 흔들어 주던 최정자 선교사님과 다시 한 번 미얀마를 기억하며... “마넷판 뺜 뚜에야 아응”(또 만나요).  [e-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