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합’ 이라는 이름은 ‘넓은, 커다란, 널찍한’ 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라합은 여리고에 살던 기생이었으며, 집은 성벽에 붙어 있었다. 유다 지파의 살몬과 결혼하여 룻의 남편된 보아스를 낳았고, 보아스는 오벳을, 오벳은 이새를, 이새는 다윗을 낳았다.

  이 시기 히브리인들은 40년 광야 생활을 마치고 여호수아의 인도 하에 가나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사해 바로 위쪽 요단강을 건넜으며, 여리고 성을 비롯하여 가나안 중부, 남부, 북부를 차례대로 정복하였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그녀는 여리고 성의 유일한 생존자였다. 라합은 여호수아가 싯딤에서 여리고를 정탐하기 위하여 두 사람을 보냈을 때, 그 사람들을 숨겨 주었으며, 그 댓가로 여리고 성이 함락될 때 성벽에 붉은 천을 매달아 두어 구원을 받게 된다. 후에 그녀는 유다 지파에 편입되어 다윗과 예수 그리스도의 조상이 되었다.

  라합은 이방여인으로, 이방 신전에서 섬기는 여사제로서 하나님 앞에 부름 받을 수 없는 사람이었으나 믿음으로 구원을 받았다(히 11:31). 수 2:9~11에서 라합의 신앙고백이 보여주는 믿음이 그녀를 구원에 이르게 하였다.

  또한 그녀는 용기와 결단의 여인이었다. 정탐꾼을 집에 숨겨 두고, 태연히 여리고 왕이 보낸 군사들에게 거짓말을 하였고, 그들에게 자신의 신앙고백을 들려주고 생명을 건 모험을 시도한다. 자기 민족을 배반하고, 자신과 가족 전체의 생명을 걸고 새로운 인생을 위한 결단을 한 것이다.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정탐꾼을 돕고 그들의 약속을 받아냈으며, 여리고 성이 무너지는 위기의 순간에 약속을 통해 모든 권속이 생명을 건졌으며, 유다지파의 일원이 되었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그녀는 칭찬할 만한 신앙의 용사로 인정되었다(약 2:25).

  오늘날 우리는 라합을 통해서 보잘 것 없는 여인의 믿음이, 가문을 살리고 약속의 백성이 되게 하였음을 살펴볼 수 있다. 기생으로 천대 받고 손가락질 당하는 여인이었던 라합이 믿음의 용기와 결단으로 가문을 살려 냈기 때문이다. 더불어 상황과 처지를 보지 말고 믿음 안에서 용기 결단을 보일 때 약속의 은혜를 누릴 수 있음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믿음의 결단을 행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약 2:25~26).

 

 

  ‘들릴라’라는 이름은 ‘연약한, 나약한, 가냘픈’, ‘힘을 잃다, 쇠약해지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들릴라는 ‘포도 골짜기’라는 의미의 블레셋 지역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소렉 골짜기에 살았던 블레셋 여자로, 가사의 기생이었다.

  당시 블레셋 사람들은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으로 들어오기 직전에 들어와서 가나안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오랫동안 괴롭혔다. 뛰어난 철제무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나안 정착 초기에 이스라엘 민족이 대적하기 어려웠다. 사울 왕도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세 아들과 함께 전사하였다. 다윗이 왕이 된 후에 약화되었지만, 이스라엘이 바벨론에 멸망당할 때까지 항상 이스라엘의 중요한 적대 민족이었다.

  들릴라는 상금에 눈이 멀어 삼손의 힘의 근원을 캐내어 그를 붙잡히게 만든 장본인이었다.(블레셋 다섯 방백은 그녀에게 각각 은 천백개씩을 댓가로 약속함.) 여러 차례 삼손에게 힘의 비밀을 캐내려 하였지만, 그 때마다 삼손은 그녀를 속였다(삿 16:7,11, 13). 그러나 결국 삼손은 들릴라에게 ‘내 머리가 밀리면’ 힘을 잃게 된다고 실토하였다가, 블레셋 사람들에게 붙잡혀 눈이 뽑히고 가사에서 놋줄에 매여 맷돌을 돌리게 되었고, 블레셋의 다곤 신 축제에서 신전 기둥을 밀어 무너뜨리고 블레셋 방백들과 함께 죽음을 맞이했다.

  오늘날 우리는 들릴라를 통해 현재의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다. 오늘날의 들릴라는 달콤한 쾌락으로 인간의 본능을 자극하는, 세속문화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세상의 유혹과 인간적인 대상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해서는 안 되며, 하나님을 우리 삶에 최우선 순위에 두어야 하며,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죄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회개하는 자를 용서하시고 다시 사용하시는 분이심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삼손이 커다란 실수를 저질렀지만, 하나님 앞에 회개하고 용서를 구할 때 하나님은 다시 그를 사용하셨다. 그렇기에 우리 역시 무한한 사랑으로 우리를 사용하셔서 영광 받기 원하시는 하나님을 찬송하고, 그 하나님 앞에 항상 나와 무릎 꿇고 순종하는 자녀가 되어야 할 것이다. [e-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