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사울 왕을 피하여 유다 광야로 도망 다니던 시절 그곳에서 두 차례나 다윗은 사울을 죽일 기회를 맞았으나, 사울을 살려 준다. 그 후에 다윗은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이끌고 유다 광야 가장 자리에 있는 마온에 이르러 큰 양 떼를 거느린 나발의 목장 주변에 머무른다. 이 때 다윗의 사람들은 나발과 그 양 떼의 울타리가 되어서 짐승이나 도적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하였다. 나발은 갈렙 족속으로 가나안 정복 후에 갈렙의 자손들은 헤브론을 차지한다. 나발이 가축을 돌보던 마온은 헤브론 남쪽 지역이다.

  나발이란 이름의 뜻은 ‘어리석은 자’이다. 자신의 잘못을 뉘우칠 줄 모르는 ‘난폭한 사람’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고집이 세고 난폭하고 어리석은 사람’이다. 또한 ‘불량한 사람’, ‘미련한 자’였다(삼상 25;25).  어느 날 나발이 양털 깎는 잔치를 마련했다. 이 소식을 듣고 피난 길에 궁핍한 생활을 하던 다윗은 부하들을 보내 음식을 나눠 주기를 요청한다. 나발은 다윗의 부하들을 도망자나 유랑자로 취급하며 모독하여 보내자 화가 난 다윗은 400명의 부하들을 모두 동원하여 나발을 응징하려 간다. 이 때 남편과 식속들이 모두 멸절 당할 위기 상황을 하인을 통해서 듣게 된 아비가일은 급히 떡과 포도주와 양고기를 준비하여 길목에서 다윗을 기다린다. 아비가일은 지혜로운 말로 다윗을 설득하여 피비린내 나는 살육을 막아낸다. 나발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아무 것도 모르고 큰 잔치를 베푼 다음 날 술에서 깨어난 후 아내에게서 어제 일어난 일들을 듣고는 충격을 받고 열흘 후에 죽고 만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다윗은 사람을 보내 아비가일을 아내로 맞이하게 된 것이다. 아비가일(삼상 25장 32~33절)은 총명하고 용모가 아름다웠고 갈렙 족속 나발의 아내였으며, 다윗과 재혼한 후 헤브론에서 길르압을 낳았다(삼하 3:3). 어리석고 고집 세고 미련하고 불량한 남편 나발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여인인 아비가일은 서로 조화되지 못하는 부부로서 삶에 적직 않은 고통이 있었을 것이다. 처음 결혼은 고난의 삶이이었지만, 모든 것이 훌륭하게 갖추었다고 해서 무조건 은혜로운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비가일에게는 고난의 삶이 결국 다윗 왕의 아내가 되는 은혜로 열매 맺는다. 고난을 견디는 가운데 아름다운 은총의 삶이 고난 속에서 꽃피게 될 것이다. 고난 속에서도 믿음과 삶을 아름답게 가꾸면 은혜의 꽃이 피어날 것이다! [e-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