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는 불과 500년전 만해도 카리브해의 천국처럼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 정말 에덴동산 같은 곳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부두교 신도들만이 들끓고 있는 우상숭배국이며, 서구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손꼽히고, 연속된 대재앙으로 생지옥이 되었다. 이 나라는 어쩌다가, 무슨 죄가 많아, 이 지경으로 못사는 나라가 되었을까?

 

  첫째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재앙이라는 시각이다. 최근 영국의 시사잡지 가디언은 아이티 재난이 국제사회에 의한 인재라고 규정했다. 카리브해 이스파뇰라섬은 1492년 콜럼버스가 발견했는데 그 당시 살고 있었던 타이노족 아라와크족이라고 하는 원주민들은 스페인 정복자들의 인종말살적인 가혹한 통치와 극심한 노동착취로 인해 16세기에 이미 사실상 멸종되고 말았다. 유럽에서의 스페인의 영향력이 약해지자 카리브해 인근에 근거지를 둔 프랑스 해적들이 이 지역을 지배하다가 공식적으로 18세기 말까지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커피 카카오 사탕수수 등의 식민지 노예제 플랜테이션이 확대되면서 노동력을 확보하려고 많은 흑인 노예들을 수입했다.

  그래서 1791년 8월 흑인노예들이 혁명을 일으켜 프랑스로부터 독립할 당시 백인은 3만5천명뿐이었고 흑인노예들이 50여 만명이었다. 그 후 1915년에는 미국이 점령하여 식민지를 삼고 30년간 통치했고, 또 다른 30년간 듀바리에 대통령 부자가 독재와 부패와 잔혹한 통치로 인해 아이티는 피폐할 대로 피폐해졌다. 결국 70년대 이후 끊임없는 쿠데타로 인해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해 버린 나라가 되었다.

 

  둘째는 신이 내린 재앙이라는 시각이다. 얼마 전 미국의 패트 로버트슨 목사가 아이티 재난은 부두교를 믿은 나라에 신이 내린 재앙이라고 발언하여 구설수에 올랐고 백악관까지 나서서 “어리석은 악담을 반복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이 일자 서둘러 그렇게 발언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부두교는 흑인 노예들의 고향인 서부 아프리카의 강신술과 마법과 주술 의식을 말하는데 아이티와 부두교는 200년에 걸친 악연을 가지고 있다.

  1791년 8월 14일, 흑인 노예 출신의 주술사인 부크만은 아이티 노예들을 이끌고 부두교 의식을 행하며 악마와의 언약을 맺는 상징으로 돼지의 피를 마셨다고 한다. 평화와 독립을 받는 대신 200년 동안 사탄을 숭배하기로 계약을 맺는 의식이었다. 그로부터 8일 후인 1791년 8월 22일부터 프랑스를 상대로 독립운동이 시작되었고, 1804년 1월 1일에 세계 최초로 그리고 유일하게 흑인노예들의 독립공화국이 되었다.   

  전임 진 버트란트 아리스티데 대통령도 200년 전 부크만이 했던 것과 같은 사탄과의 피의 언약을 맺는 의식을 몸소 행했다고 하는 소문이 있을 정도다.  2004년에 권좌에서 축출된 아리스티데 전 대통령은 실각하기 전 부두교를 아이티의 공식적인 종교로 인정하는 법을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그런데 바로 이 아리스티데 전 대통령이 천주교 신부였다는 사실이 매우 충격적이다.

  오래 동안 스페인과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은 이 나라의 종교는 대부분이 천주교이다. 그래서 아이티인의 70%는 가톨릭 신자이며, 30%는 개신교신자이지만, 부두교 신자는 100%라는 우스개 소리도 있다. 폭력과 가난과 굶주림과 공포 속에 살아온 이들에게 부두교가 위안이 되었을 때 이 나라의 기독교 성직자와 신도들은 과연 제 역할을 했는지 심각한 반성이 있어야 한다.

 

  셋째는 자연적 환경적 재앙이라는 시각이다. 지진만 하더라도 일본 고베, 중국 스촨성, 아이티 그리고 바로 지난주 칠레에서 대지진이 일어났다. 아이티는 2004년과 2008년에 태풍으로 이미 큰 피해를 입었다. 열대 우림은 이제 2%만 남아 전국이 사막화되고 있고 온 나라가 판잣집 깡통 집으로 가득 차 있다. 온 거리를 메운 거지 아이들은 허기를 달래느라 진흙과자를 먹고 있다.

  최근 노벨 평화상을 받은 바 있는 환경운동가 엘 고어, 전 미국부통령은 “불편한 진실”이라는 영화와 책을 통해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고 전 세계인들에게 환경보호를 위해 나설 것을 호소하고 있다. 지진대와 화산대에 있는 지역은 항상 지진의 위험성을 안고 있고, 상당히 많은 지역에서는 활화산이 언제라도 폭발할 태세인 것이 사실이지만 단순한 자연 현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창조질서를 보존 계승하는 것은 우리 모든 기독교인들의 의무다.

 

  결론적으로 기독교인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석해고 행동해야 하는가?

  마태복음 24:1-2절에 세상 끝의 징조를 묻자 예수님께서 적그리스도, 난리 소문, 민족간의 대결과 갈등, 그리고 “곳 곳에 기근과 지진이 있을 것”이라고 답하셨다.   이제 온 세상이 종말의 그 때를 가고 있는 듯하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어서 44-46절은 명확하게 그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므로 너희도 준비하고 있으라 생각하지 않은 때에 인자가 오리라. 되고 지혜 있는 종이 되어 주인에게 그 집 들을 맡아 때를 따라 을 나눠 줄 자가 누구냐. 주인이 올 때에 그 종이 이렇게 하는 것을 보면 그 종이 복이 있으리로다.”

  누가복음 13장에 빌라도에게 희생되었던 갈릴리 사람들이나, 실로암의 망대에서 떨어져 죽은 예루살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죄를 많이 지어서 그런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예수님은 단호하게 “아니라 너희도 만일 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 라고 말씀하셨다. 슈바이처 박사는 종말론을 주제로 신학박사를 받았으나 언제 오실지 모르는 주님을 기다리는 동안 땅끝까지 전도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의사가 되었고 아프리카 오지로 들어간 것이었다. 누가 아이티 사람들을 정죄할 것인가? 아이티인들과 같은 불행한 사람들을 사랑하고 구제하는 일에 통참하는 것이 바로 우리 구원의 길이다. [e-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