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비전,행복,기도)

  비행기는 2010년 내 인생의 키워드로 [다음 세대에게 꿈을 주고 말씀과 기도로 행복하게 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새해 첫 예배를 드린 후 힘차게 출발한 내 비행기는 한 달이 가기도 전에 참 예배자인 엔진에서 언약궤 없는 지성소처럼 잡음이 들렸다. 한 두 달이 더 지나자 왼쪽 날개의 잃은 양 찾기와 오른쪽 날개의 섬김과 나눔도 서럽고 고통스러운 노예의 삶을 끝내 달라고 칭얼대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우리를 이집트에서 데리고 나오셨으며 우리와 만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과 멀어졌다고 느낄 때, 그때 하나님께 나가야 합니다. 여름 수련회 주제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관계]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셔서 인간이 되신 하나님! 둘째 날은 성막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삶에 적용하는 성막 학습시간과 성막 기도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수련회를 참여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예배를 드리며 “내가 거기서 이스라엘 자손을 만나리니 내 영광으로 말미암아 회막이 거룩하게 될지라(출 29:43)”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수련회의 은혜를 갈망하며 4년 전에 읽었던 황금의 집(전도출판사)을 읽기 시작했다.

  '맞아, 성막! 바로 이곳이야.' 열린 문으로 들어가 번제단 앞에 섰다. 죄인인 나를 위해 죽으신 흠 없는 어린양을 만났고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는데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가? 책장을 넘길 때마다 활주로만 빙빙 돌며 “하늘에서 매일 쏟아졌다는 따뜻한 생명의 떡과 불기둥과 구름기둥, 생명의 빛은 어디에 있습니까? 홀로 외로워할 때 누가 나를 위해 기도했습니까?”라고 내 던졌던 교만한 말들이 귀에 들리기 시작했다. 습관적인 예배를 드리면서 축복의 계산기를 두드리고 떨어진 부스러기를 주워 먹으며 배고픔을 호소했던 일상들이 필름처럼 지나갔다. 죽기에 딱 좋은 날, 나는 죽기로 작정하고 번제단의 불 속으로 들어가 [왕 같은 제사장]이었음을 새롭게 인식한 후에 나올 수 있었다.   

  둘째 날 밤에 있었던 성막 기도회는 수련회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평생 기억할 수 있는 은혜의 시간이었다. 성막 기도회는 수련회 장소를 교회는 나오고 예수님은 알지만 세상을 따라 살았던 자신을 돌아보며 구원의 확신을 점검하는 바깥 뜰, 예배를 드리고 회개도 하지만 빛의 자녀로 살지 못했던 죄를 회개하는 안뜰, 매일 말씀과 기도 생활을 하며 복음을 전하며 살겠다고 결단하는 성소,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지성소로 구분한 후 자신의 신앙 상태에 맞는 곳에 들어가 기도를 시작하여 마지막 장소인 지성소에 들어오면 기도회가 끝난다. 기도회가 시작되고 15분쯤 지났을까? 내가 중보 기도를 맡은 안뜰로 학생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온 몸이 기도에 대한 갈급함으로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여러분은 무엇을 위해 기도했습니까? 두둑한 용돈과 축복, 좋은 성적, 대학입시 말고 기도한 것이 있습니까? 부모님과 교회, 나라와 선교지를 위해 가난한 사람과 병든 사람, 구원 받지 못한 가족과 친구를 위해 기도했습니까? 음란물을 보고도 죄책감이 없고 더러운 말과 술과 담배를 하고도 멀쩡하십니까? 새문안교회 고등부가 기도하지 않는데 대한민국 어느 교회 고등부가 기도하겠습니까? 친구 눈치를 보느라고 기도할 수 없습니까? 친구 믿음으로 천국갈 수 없고 내 죄는 내가 회개해야 합니다.” 진행하시는 목사님이 말이 끝나자 교회에 처음 나온 학생, 친구가 없으면 외로워서 견딜 수 없다는 학생들까지 기도 자리를 찾아 자리를 옮겼다.  

  고등학생이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고 싶은 것이 얼마나 많으면 이렇게 간절할까? 하늘에서 들으시고 사하시고 마음을 고치시겠지.......학생들이 자신의 모든 죄를 회개했다고 고백하고 성소로 갔고 안뜰을 희미하게 밝혀주던 촛불이 완전히 꺼졌다. 기도회를 진행하신 목사님과 고등부를 돕기 위해 오신 중보자들, 성소까지 학생들을 인도하신 선생님들의 몸은 온통 눈물과 땀으로 범벅이 됐고 시계는 새벽 두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야곱이 밤새도록 씨름을 하여 축복을 받았고 다리를 절었다는 창세기 말씀이 저절로 믿어졌다. 야곱처럼 해가 돋을 때까지 기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주일학교 교사 14년 만에 한 장소에서 학생들을 위해 6시간을 1시간처럼 기도한 것은 처음이었다. 안뜰에 이어 성소 기도회가 끝났고 마지막 학생이 부장님께서 빛의 자녀로 살라고 주시는 말씀을 받고 지성소에 들어오자 고등부에 속한 모든 지체들이 기뻐 춤추며 찬양을 드린 후 감동의 성막기도회가 모두 끝이 났다.     

 

  고등부 학생들이 수련회에서 누린 자유를 짜릿한 일회성 자극으로 기억하지 말고 “와! 보라, 새문안 고등부 안에 하나님의 임재가 있다”고 외칠 수 있도록 주신 말씀과 은혜를 지켜나가기를 바란다. 공부를 하다가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고, 가정예배의 주도자가 되어 믿음의 유산을 이어가고, 길을 가다가 복음을 전하는 놀라운 일들을 이루어내길 바란다. 내 비행기도 “나는 날마다 하나님의 임재 안에 들어간다”고 고백한 바울과 지성소에 들어가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촉각으로 맡은 일을 감당한 대제사장처럼 길 되신 예수님을 따라갈 것이다. 2010년 마지막 날, 가나안에 안전하게 착륙할 때까지 매일 하나님이 주신 새 힘으로 행복한 비행을 할 것이다.  [e-새]

 

 

  8월 6일부터 8월 8일까지 ‘관계’라는 주제로 수련회를 다녀왔다. 수련회를 통해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도 회복하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다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구약시대의예배인 제사를 드리는 장소인 성막에 대해 배우고 모형이지만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면서 주님을 더욱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중학교 1학년 때도 성막수련회를 다녀온 적이 있다. 그 때는 모형이 아니고 우리가 직접 나무도 자르고 땅도 파며 실제로 성막을 지어서 많이 힘들었지만, 기도회가 정말 은혜로웠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번 수련회도 많이 기대가 되었다.

  교회학교 임원을 하면서 여러 번 수련회를 준비해 보았지만, ‘회장’으로서 수련회를 준비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더 긴장도 되고 부담도 컸다. 기도와 준비도 모두 부족하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채워주시는 건 주님이심을 느꼈다.

  고등부 친구들이 수양관에 도착하기 전에 일찍 가는 선발대로 오게 되었는데, 다른 교회가 수련회를 우리 수양관에서 하고 있었다. 그 교회는 초등부부터 고등부까지 다함께 수련회를 온다고 했다. 또, 우리가 벽에 일정표를 붙이고 있었는데 이런 프로그램들은 누가 짜냐고 물어보셔서 학생회 임원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짠다고 했더니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짠다는 것에 많이 놀라신 것 같았다. 조별명단을 보시면서도 “학생들이 120명이나 돼요?”, “역시 큰 교회구나…”하셨는데 주님께 참 감사했다. 이렇게 항상 올 수 있는 수련회 장소가 있고 직접 수련회도 준비하며 많은 친구들과 함께 할 수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왔었는데 모두 주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해 주신 것임을 깨닫게 되었고, 모든 것이 감사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사실 날씨도 정말 좋지 않았다. 일기예보를 보니 수련회 내내 폭우가 쏟아진다고 했고, 아니나 다를까 출발할 때부터 비가 오기 시작했다. 야외 프로그램 때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도 많이 했지만, 역시 이번에도 야외 프로그램 때는 거의 비가 오지 않았다.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성막기도회였다. 실제 성막처럼 바깥뜰, 안뜰, 성소, 지성소로 나누어 각 장소에 맞게 기도를 하며 주님과의 관계를 회복해 마지막엔 지성소에 들어가 찬양을 하며 죄로부터의 자유와 속죄의 기쁨을 만끽하는 그런 기도회이다. 각 장소별로 역할이 다른 것처럼 기도의 내용과 시작하는 사람들도 달라지게 되는데, 바깥뜰은 예수님을 석가모니 같은 성자 정도로만 여기는 사람들이 가서 “주는 예수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믿고 오는 곳이다. 안뜰은 예수님은 믿으나 선데이 크리스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시작해서, 그 동안 내가 지었던 모든 죄를 회개하고 주님이 나의 구주시라는 것을 고백하는 기도를 하는 곳이다. 성소는 물두멍에서 손을 씻는 의식으로 나의 몸과 마음을 정결케 한 후에 나아가 앞으로 말씀과 기도로 무장한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고 결단하는 기도를 하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지성소에서는 모든 것에서 자유한 채로 오로지 주님께 찬양하는 기쁨을 누리며 서로 축복해주는 곳이다. 저녁을 먹은 직후에 시작해서 새벽 3시가 다 돼서야 모든 기도회 일정이 끝났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는 많이 피곤하고 지친 상태였지만 나약하고 항상 주님께 죄만 짓는 나를 다시 만나주시고 회복 시켜주시는 주님께 너무나 감사했다. 나는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예비하시는 분은 주님을 다시 한번 느낀 수련회였다. 이제 받은 은혜를 가지고 일상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은혜는 받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하신 전도사님의 말씀처럼, 세상 속에서도 주님의 빛을 발하는 주님의 귀한 자녀들로 살아가는 우리 고등부가 되면 좋겠다.  [e-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