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1년, 몽골에서 2년... 선교사님들과 선교지에서 3년여를 지낸 나에게는 단기선교에 대한 몇 가지 편견이 있었다. 나의 편견을 단적으로 표현하면 ‘단기선교는 일종의 이벤트’라는 것으로, ‘현지에서 선교사님들에게 단기선교의 비용을 후원한다면 더욱 효과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참 많이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 선교팀을 통해 놀라운 기적을 보이시고 강하게 역사하는 하나님을 보면서 단기선교팀을 향한 하나님의 ‘숨은 뜻’이 참 궁금했었다.

  벌써 6년째 두나미스 단기팀이 네팔로 파송되고 있지만, 올해는 여느 때와 달리 네팔팀 모집에 파리를 날리는 분위기였다. 최소 10명은 되어야 ‘단체’라는 이름으로 할인티켓을 예약할 수 있다는데, 처음 네팔팀 지원자는 2명에 그쳤다. 벌써 작년 가을부터 두나미스 네팔팀을 기대하고 기다리며 기도해오던 현지 선교사님들은 그 소식은 내색은 안했지만 실망이 컸고, 실망스러운 가운데서도 최소 11명은 있어야 뭐를 해도 하지 않겠느냐며 믿음의 베짱을 부리기 시작하셨단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2명이 지원해서 네팔팀 파송이 위태위태하다는 불길한 소식에도 불구하고 현지 선교사님들께서는 믿음으로 11명을 선포하며 11개의 선물을 준비해서 한국으로 보내셨다. 팀이 꾸려지면 전달해달라는 말씀과 함께.

  돌아보면 하나님은 팀원모집에 참 여유로우셨다. 두나미스팀 모집 마감일도 훌쩍 넘기고, 속도는 느렸지만 우리팀원들은 한 사람, 한사람 각기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해, 기대를 가지고 모이기 시작했고, 정말 놀랍게도 우리는 정확하게 11명이 한 팀이 되어 네팔로 향했다. 나중에 선교사님들은 ‘이럴 줄 알았으면 20명을 목표로 기도하는 건데’라며 아쉬워 하셨다.^^

  네팔은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에서 해마다 발표하는 세계 최빈곤국 50위 안에 드는 국가다. 아시아에서도 가난하기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국가인데, 상상력이 부족한 탓인지 ‘글로 배운’ 네팔과 달리, 오감을 통해 온 몸으로 경험하는 네팔은 생각보다도 더욱 열악하게 느껴졌다. 네팔에 도착한 후 당장 우리의 일주일, 먹고, 자고, 싸는 기본 욕구 해결에 대한 고민이 마음을 복잡하게 했다.  

  우리의 사역지는 ‘쩐드라 니가풀’이라는 곳으로 수도 카드만두에서 차로 10시간, 왕복 이틀이 걸리는 곳이었다. 우리는 차량연수가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자연냉방’버스를 타고 목숨을 건 질주를 했지만 마음은 알 수 없는 기대감으로 부풀어 올랐다. 도착한 사역지의 태양은 더욱 뜨거웠다. 사역지로 예정되어 있던 교회는 아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우리의 사역 장소는 교회 앞, 옆의 공터가 되었다.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공사 중인 교회 안에 모여 도착예배를 드리는 사이 밖에는 어느덧 200여명의 아이들이 모여 우리의 방문을 환영하고 있었다.

  ‘쩐드라 니가풀’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틀. 하루 두 번씩 어른과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예배시간은 순식간이었다. 최지해 선교사님의 열정적인 찬양인도와 우리가 준비해간 워십, 핸드밸을 선보이는 시간, 말씀을 전하는 시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졌다. 우리는 겨우 15명인데, 예배 때마다 2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사방에서 모여들어 다들 정신이 없었다. 한 번은 이미 감당 못할 숫자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트랙터에 사람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와 교회 앞에서 멈춰 우리로 하여금 행복한 비명을 지르게 했다. 땀으로 옷이 다 젖는 지도 모르고 우리는 모두 즐겁게 뛰고, 또 뛰었다. 마지막 예배 때 노란색(탄생), 검정색(죄), 빨간색(예수님의 보혈), 흰색(죄 씻음), 초록색(새 생명)의 구슬로 된 영접팔찌로 복음을 전하는 시간, “영접하시겠습니까?”라는 목사님의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손을 번쩍 들었다. 우리는 하나님을 영접하겠다는 그 귀한 영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다가가 안고 기도를 하고, 감격 속에 영접 팔찌를 채워줬다. 그 중에서도 교회 공사를 진행 중이던 공사장의 한 아저씨께서 먼저 ‘영접하고 싶다’고 하셨을 때는 교회가 완공되지 않아 교회 옆 공터에서 사역을 해야 하는 탓에 그간 마음속에 일었던 작은 불평이 커다란 감사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처음에는 여러모로 불편해보이던 네팔은 점차 우리 하나님의 솜씨와 아름다움, 그 섭리를 깨닫기에 더 없이 좋은 환경으로 보였다. 깨끗한 자연환경과 밤이면 어김없는 정전덕분에 생전 처음 보는 반딧불이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었고, 육안으로 보는 은하수와 별똥별은 가슴을 설레게 했다. 핸드펌프 주변에 모여 서로 펌프질을 해주면서 달빛아래 멱을 감고, 모기장 속 팀원들과 오순도순 모여 자던 예쁜 추억은 하나님께서 덤으로 주시는 선물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번 두나미스를 통해 단기선교를 향한 하나님의 ‘숨은 뜻’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는데, 단기선교는 선교지에서 일주일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단기선교를 결심할 때부터, 우리는 하나님께서 사랑하고 안타까워하시는 그 땅을 위한 중보자로 부름 받았다는 것. 단기선교에 참여하는 사람 뿐 아니라, 기도로 시간으로 물질로 후원하는 우리 뒤 그 많은 후원자들 모두가 함께 단기선교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셨다.

  내 눈에 보이던 일주일짜리 단기선교 앞, 뒤로 선교지의 복음화를 위한 하나님의 큰 계획 속에 많은 이들의 기도가 그 땅 위에 쌓이고 있었다.

 

 

  4월의 어느 날 목사님으로부터 두나미스 몽골팀 팀장 제의를 받았다. 두나미스 시작한 이래로 처음 몽골땅을 밟는 것이었다. 2006년 태국, 2007년 네팔땅을 밟았었다. 비록 2008, 2009년에는 두나미스를 가지 못했지만 올해는 3월까지 일하고 쉬고 있던터라 두나미스를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었다. 그렇게 팀장자리를 맡게되고 본격적으로 두나미스를 준비하는 시즌이 되었다. 몽골은 처음이라 다른팀에 비하면 준비할 것이 너무나 많았다. 무슨 사역을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일정은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런 정보도 없이 처음 시작하는 거여서 막막하였다. 몽골인예배 담당목사님인 알탄치멕목사님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고 ‘머르다와 교회’를 사역지로 정하였다.

  두나미스를 준비하는 과정 중에 가장 어려운 점 하나는 바로 팀원 모집이다. 몽골을 갔었던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팀원 모집하는데 더 어렵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두나미스 집회를 하고 신청서를 받고 깜짝놀랐다. 많은 사람들이 지원하고 기도 후원자가 돼주었다. 얼마나 감사한지 기도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그렇게 팀원이 확정되고 본격적으로 일정과 사역을 준비했다. 중간에 목사님이 몽골에 한달정도 계셨기 때문에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 나름대로 어린이사역과 워십을 준비하면서 그렇게 함께 3개월을 보냈다. 목사님이 한국에 돌와 오시고 나서 현장 상황과 우리가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구체적으로 듣고나서는  더 열심히 준비했다. 8월2일~9일 7박8일 그렇게 우리는 몽골땅을 향해 기대감과 두려움을 안은채 떠났다. 울란바트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문제가 생겼다. 우리가 준비해간 ‘연’과 ‘김치’가 문제였다. 아이들과 연날리기 프로그램을 준비했던터라 연을 사서 가져갔는데 현지사람은 우리가 장사를 하려고 가져오지 않았냐며 트집을 잡았다. 결국 우리를 마중 나오신 알탄치멕목사님이 들어오셔서 얘기를 나눈뒤에야 우린 물건을 가지고 나올 수 있었다. 물론 나는 팀장으로써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불안했지만 우리와 함께 가신 유재경 목사님이 웃으시면서 기도하라고 말씀해주셔 얼마나 위로가 됐는지 모른다.

  밤 11시가 넘어 도착한 우리는 밤하늘에 무수히 떠 있는 아름다운 별들을 보면서 이번 두나미스 주제가 떠올랐다. 앞으로 우리의 사역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되었다. 처음 우리의 일정은 어린사역을 이틀 한 다음 비전트립을 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현지와서 비전트립을 먼저하고 어린이사역을 하게되었다. 몽골땅을 밟으면서 기도하는 맘으로 그 땅을 밟을 수 있도록 기도했다. 아직 이 땅에 대해 잘 모르지만 몽골이라는 나라에도 주님께서 함께 일하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하며 2박3일 동안 비전트립을 했다. 매번 씻지도 못하고 음식 때문에 힘들어하는 팀원들도 있었지만 아픈 사람 없이 아무 사고없이 무사히 보낼 수 있어서 감사했다. 어린이성경학교 당일날 교회로 다시 돌아오는 일정이어서 우린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지 초조한 마음을 가지고 도착했다. 처음에 아이들이 별로 없을거란 생각에 몇 명이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로했다. 그렇게 30분여를 돌고 교회를 왔는데 아이들이 우리의 예상보다 많이 와서 예배당이 꽉 차있었다. 그렇게 율동도 하고 말씀도 듣고 야외활동도 하였다. 그러나 첫날이라 그런지 아이들을 통제하는 것도 힘들었고 우리도 우왕좌왕하는 했다. 야외활동 시 동네의 골목대장들을 맡았던 나는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 아이들이 보통 아이들보다 컸던 터라 게임을 하는데도 자기들 마음대로 하고 상 받은 아이의 선물을 빼앗기도 했다. 첫째날을 그렇게 보내고 성경학교 이튿날을 맞이했다. 좀더 준비를 한 우리들은 다시 동네를 돌았다. 뜨거운 오후라 그런지 대문들은 다 닫힌 상태였고 아이들 또한 별로 없었다. 닫힌 대문들을 보면서 아직은 이 몽골 사람들의 마음이 닫혔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교회에 도착해보니 어제의 골목대장들도 와 있었다. 솔직히 난 감당하기 어려웠던 터라 현지통역자의 도움을 받았다. 우리가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주고 함께 한 뒤 아이들 한명한명 안아주며 기도하는 시간이 있었다. 나 역시 그 아이들을 안아주면서 기도할 때 아직은 이 아이들이 우리 하나님을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의 자녀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우리가 할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였다. 그리고 문든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닫혔던 대문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마음의 문이 닫혔다고 생각했었던 내가 부끄러웠다. 오히려 내가 그들을 향해 마음의 문을 닫고 있었단 생각이 들었다. 선교한다고 몽골땅을 밟았지만 아직은 나의생각과 나의계획들이 많아서 상황이 좋지 않으면 아직 주님을 믿지 못하는 현지 사람들의 탓으로 돌렸던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이들을 다 돌려보낸 뒤 비가 내렸다. 비가 잘 오지 않는 몽골땅에 우리가 지낸 동안 3-4일 정도 비가왔다.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간다는 그 땅에 우리가 사역 하는 동안 긴팔을 입고 다녀야 할 정도로 선선한 날씨였다. 다 주님의 은혜였다. 비전트립 하는 동안은 더위에 지치지 말라고 비와 시원한 바람을 주셨고 어린이성경학교 시에는 따뜻한 햇살을 주셨다. 우리의 계획과 정 반대로 이루어진 사역일정이었지만 오히려 더 감사하고 주님의 은혜였음을 깨달았다. 다시금 이번 두나미스 몽골팀과 함께한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몽골땅을 기억하며 기도하고 싶다.

 

 

  2005년도 두나미스를 동북아 지역으로 갔을 때 예수님의 이 이름조차 듣지 못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실제 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아느냐고 물었을 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올해 가기로 한 지역이 2005년도에 갔던 지역이고 그 곳을 땅밟기 한다고 하니 그 때 인상 깊었던 장면들이 떠올랐다.

  우리는 한 블럭마다 교회가 있고 심지어 교회 옆에 교회가 있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은 교회가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동북아 지역은 그렇지 않다. 란주는 오히려 이슬람 사원이 많은 도시이다. 이 란주가 있는 감숙성은 과거 실크로드였던 지역으로 서안을 시작으로 란주로 이어지는 곳이었다. 특히 란주는 일찍이 선교사가 들어와 복음병원을 세웠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이 실크로드를 따라 이슬람사원이 많은 곳이 되었다. 그리고 이곳에는 병령사 석굴이 있는데 27m가 넘는 대불이 있고 194개의 석굴이 있어 많은 중국인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아직 척박하고 추수할 것이 많은 땅이다.

  나는 이 지역을 묵상하며 기도로 준비할 때 자꾸 눈물이 났다. ‘아,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해달라고 했는데 이것이 하나님의 마음인가요?’ 눈물은 나지만 정확히 무엇을 위해 기도해야할 지 몰랐다. 그래서 그 땅의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을 알기 원하고 예수님을 믿기 원한다는 기도를 하며 두나미스를 준비했다.

  동북아 지역에 도착해서부터 일정이 계획대로 쉽게 진행되지 않았다. 우리 짐 18개가 한국에서 오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는 목적지로 가기위해 공항에서 바로 서안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야 했다. 정말 설상가상으로 팀원 한명의 여권번호가 잘못돼서 한 명은 예정대로 비행기를 탈 수가 없었다. 그리고 어린이사역 마지막 날 졸업식사진 찍으려고 준비했던 폴라로이드 사진기마저 안 가져온 것이다. 더구나 운동회를 계획한 날에는 비가 내리고 살짝 춥기까지 했다. 이러한 일련의 크고 작은 어려움들은 우리를 힘들게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늦었지만 우리 짐은 모두 잘 도착했고, 팀원 한명은 혼자서 무사히 목적지까지 왔고, 비가 오기에 운동회를 미루고 마지막 날 하기로 한 코너학습을 하였다. 덕분에 사진 찍어주기로 한 것은 미리 일반 디지털카메라로 찍고 인화하여 졸업식 날 아이들에게 줄 수 있었다. 계획한 것들이 순조롭게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더 기도하고 마음을 더 아이들에게 주므로 인해 하나님은 사역보다 더 크신 분임을 알게 되었다. 내게 팀장이라는 이름은 사역에 대한 염려를 내려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사실 특별히 어린이 사역을 내가 진두지휘하지는 않았지만 결과가 좋기를 바랐나보다.

  하지만 이번 두나미스를 통해서 하나님만을 바라보아야 하고, 모든 걸 이끄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경험하며, 하나님이 내게 원하는 한 가지는 이 땅을 위한 기도라는 것을 느꼈다. 아직 12억이 넘는 사람들이 주님을 알지 못하고, 주님을 알고자 하나 여건이 열악하여 예배를 드리는 것이 쉽지 않은 곳이다. 특히 어린이 예배는 더욱 그렇다. 여전히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땅에 와서 말씀 전하는 일에 도움을 주어야 하는 실정이다. 바울이 왜 그토록 서신서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얼마나 많은 곳을 가고 싶어 했을까. 그리고 전하고 싶었을까. 오늘날은 특별한 위험지역이 아닌 이상 어렵지 않게 세계 곳곳을 밟을 수 있다. 두나미스를 간다는 것이 큰 사역을 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하나님은 그 땅을 밟고, 그 곳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필요를 보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함께 기도하기를 주위에 알릴 수 있기를 원하시는 것 같다.

  아직 추수할 것이 많은 동북아 지역의 땅을 위해 눈물 흘리시는 하나님의 마음. 그래서 그 땅을 위해 더 힘써 기도해야 하는 것이 하나님이 내게 주신 숙제인 것 같다. 이는 거룩한 부담감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8월12일부터 22일까지 러시아 볼고그라드와 상트페테르부르크로 10박11일 동안 러시아 선교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8명의 팀원들과 하나님을 뜨겁게 만난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2006년도와 2007년도에 이어 세 번째 러시아 선교를 가는 것 이었지만 올해는 팀장으로 섬긴 것이기에 저에게 있어서도 마음가짐이 더욱 남다를 수밖에 없는 비전트립 이었습니다.  

  올해 러시아 팀은 유독 팀 빌딩을 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제가 팀장을 맡게 된 시기도 다른 두나미스 팀들의 팀 빌딩이 거의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이었을 만큼 러시아팀의 팀 빌딩은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결국 교역자님 포함하여 총 8명만이 참여하게 되었고 이것은 2004년도부터 시작된 러시아 비전트립 중 가장 적은 인원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적은 인원에 구애받지 않으시고 저희 단기선교에 역사해주셨습니다. 정균오 선교사님께서 협력하고 계신 현지 러시아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청년6명(러시아인, 인도네시아인, 고려인)이 농막 사역에 동참하게 되었고 선교사님의 자제분들인 정복이와 충만이가 준비기간 내내 큰 도움을 주었기에 계획했던 사역들을 차질 없이 진행 할 수 있었습니다. 인원은 적었지만 하나님의 풍족한 채워주심을 경험하며 저희 팀은 하나님의 무한한 능력을 깊이 신뢰하며 담대히 선교를 할 수 있었습니다.

  러시아로 출발한 후 본격적인 저희 사역은 마약중독자 갱생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마약중독자 갱생원이란 마약중독자들이 자발적으로 입소해 9개월 동안 집단생활을 하며 마약을 끊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저희는 준비한 스킷 드라마, 워십, 찬양을 선보였습니다. 인간이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 타락하고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죄를 극복해 나가는 내용의 스킷 드라마를 선보였을 때 마약갱생원에 모인 모든 사람은 예수님의 사랑을 실감하고 있었습니다. ‘이수쓰 우메르자나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셨다”는 뜻을 가진 러시아어입니다. 이 말을 앞에서 외쳤을 때 그곳에 모인 모든 사람은 성령님이 주신 마음의 감동으로 인해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랑의 하나님께서는 과거에 지은 우리의 죄에 구애받지 않으시고 계속적으로 우리를 사랑하고 계신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았습니다.  

  마약중독자 갱생원 사역을 마치고 다음날 저희 팀은 마리노프카로 이동해 3박4일 동안 고려인 사역을 시작하였습니다. 마리노프카에 거주하는 고려인 어린이, 청소년들을 위해 성경학교를 진행하고 마지막에는 고려인 축제를 통하여 3박4일 동안 배운 율동과 워십을 고려인 어르신들에게 선보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동안 어린이 프로그램에 집중하여 청소년들을 프로그램 중간에 빠지는 일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올해는 어린이 프로그램과 청소년 프로그램을 이원화하여 따로 진행하였습니다. 그 결과 청소년들도 모든 프로그램마다 낙오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마지막 고려인 축제 때 청소년들은 자신들이 만든 예수님과 십자가 양초를 양 손에 꼭 쥐고 이틀간의 연습을 거쳐 캔들워십을 배웠습니다. 청소년들이 실시한 캔들워십을 통해 그곳에 모인 많은 사람들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질풍노도의 시기에 유치하게 보일수도 있는 성경학교를 열심히 참여하게끔 그들의 마음을 주장하신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을 체험하였습니다.

  7년째 두나미스 러시아 팀이 볼고그라드에 믿음의 씨앗을 뿌려오고 있고 매년 마다 성장해나가는 믿음의 새싹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10년 후, 20년 후 볼고그라드에 어떠한 부흥이 일어날지 큰 기대가 됩니다. 볼고그라드 땅에 살고 있는 고려인들이 하나님을 알고 자신들이 귀한 하나님의 청지기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주십시오.

 

 

  태국으로 선교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선교지로써의 태국의 매력을 잘 알 것이다. 나 역시 한번 방문하였던 태국 땅을 잊지 못해 계속해서 태국 땅을 찾는 그들 중 하나이다. 고등부 때, 교육1부 7기 태국단기선교팀으로 다녀온 적이 있기에, 주위에서는 무엇 하러 다녀온 나라를 다시 가냐고, 차라리 다른 나라를 가라고 말했지만, 이는 태국이라는 땅을 잘 모르고서 하는 소리이다. 태국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 그 땅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 아이들의 눈망울도 그립고, 선교사님도 그립고, 메쑤어이 센터도 그립고, 태국의 브로컬리처럼 생긴 나무들도, 심지어 태국과자와 쏭태우(현지교통수단)까지 모든 것들이 마냥 그리웠다. 태국의 냄새를 다시 맡고 싶었고, 하나님께서 그 땅에 새기셨던 선교의 흔적들을 다시 보고 싶었다. 2007년에 와서 내가 기도한 그 땅에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셨을까?

  기대했던만큼 태국에서 느끼는 것들은 너무나도 많았다. 내 기도가 이 땅을 변화시키는데 한 몫 했구나, 내가 기도해야 할 것들은 이렇게도 너무나 많은데 게으르게만 살았구나...... 하루하루, 내 행동 하나하나가 뉘우침의 연속이었다. 또 하나님을 매순간 느낄 수 있었다.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만을 높이고, 하나님만을 찬양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만 의지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하나님을 감동 시켜보자!' 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선교가 매일하는 일이 되다 보니 내가 하는 모든 행동과 말들, 생각까지도 하나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하려 노력했고, 하나님을 감동시킬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항상 생각하며 생활하다 보니 은혜가 배로 돌아온 것 같다. 연약한 나를 사랑해주시고 돌봐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소중한 태국 땅에 오게 하심에도 감사하다.

 

  또 한가지 참으로 감사한 것은 선교가 항상 그러하듯 사랑을 나누러 가지만 그 사랑이 더 커져서 돌아온다는 것이다. 사랑을 주는 것만 생각했는데 한국으로 돌아와서 되짚어보니 그 커진 사랑으로 인해 내 모습에 많은 변화가 생긴 것이다. 매사에 자신감 없고 나를 신뢰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않았고, 할 수 없다고만 생각했고 내 능력에 대해서 내 멋대로 한정지어 놓은 틀에 얽매였던 내가 지금은 ' 하나님이 계시는데 능히 못할 것이 무엇인가?'라는 결단으로 충만하다. 하나님과 함께라면 선한영향력을 끼치는 자가 내가 될 수 있고, 난 그럴 자격이 있다.

  2010 두나미스 태국팀과 태국땅을 통해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하고 가치 있는 것들을 일깨워주심에 더욱 더 감사하다. 사역지 모든 곳에서 만난 아이들이 지금도 아른거리고, 쏭테우로 이동하면서 나눈 팀원들과의 소소한 대화들, 모든 사역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기뻐하며 목청 찢어질 듯이 부른 찬양들, 자연을 보며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느낀 것 등등 아직은 모든 것들이 생생하기만 하다. 마지막으로 이 생생함을 더 공감하게 만들었던 찬양. 태국 땅에서 조용히 외친 찬양이 기억난다. ‘참 아름다와라. 주님의 세계는...’   [e-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