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의 옛날 가사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 말 가사로 부른 최초의 찬송가이자 최초의 서양 노래이기도 하다. 영어 가사로 된 이 찬송가를 우리말로 번역한 사람은 누구이며, 어떻게 보급을 하였을까? 언더우드 목사가『찬양가』라는 찬송가집을 만들어 새문안교회를 통하여 전국으로 보급하였다는 것이 그 답이다.
1894년은 한국 기독교역사에 있어서 의미가 있는 해이지만, 한국근대음악사적으로도 뜻 깊은 해이다. 최초의 악보 찬송가집인 동시에 최초의 오선보 서양 노래집인『찬양가』가 출판되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는 ‘양악사’(洋樂史)라는 새로운 음악사가 시작되었고 새로운 음악의 전통도 개척되기 시작하였다 (『 찬양가』의 구체적인 내용에 관해서는 본지 2009년 5월호 김혜선 집사의 ‘언더우드가 엮은 우리나라 최초의 노래집《찬양가》’참조).
『찬양가』에 수록된 노래는 음악적으로 우선, 다른 여러 음이 동시에 나오는 ‘화음’이라는 묘한 소리가 있어 이국적인 맛을 자아내게 해주었다. 그리고 ‘도레미파솔라시도’와 ‘라시도레미파솔라’의 장단음계로 만들어진 선율을 낯설지만 어딘가 모르게 친밀감이 있고, 2박자 또는 3박자의 주기를 타고 전개되는 리듬은 신선한 맛을 더해 주었다. 이런 음악을 ‘조성음악’(調性音樂)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새로운 음악적 모국어 탄생에 있어『찬양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다.
최근 언더우드 목사가 편찬한『찬양가』가 우리의 근대 문화재가 되었다. 최초의 악보 찬송가집이자 최초의 오선보 악보집이라는 상징성과 한국 근대 음악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역사성과 중요성 그리고 그 원본이 몇 부밖에 안 남아 있다는 희귀성 등으로 인해서이다. 결국 하늘나라의 문화재가 늦었지만 세상 나라에서도 문화재가 된 것이다. 지금 덕수궁에서는 새롭게 등록된 문화재의 전시 행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찬양가』의 원본도 불 수 있다. 새문안교회 성도들에게 그 전시회의 관람을 권하고 싶다.『찬양가』의 원본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100여 년 전 새문안교회에서 전국으로 울려 퍼진 찬송가가 모두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그 안에는 우리 선조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이 있고, 신앙 고백이 있고, 기도가 있고,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찬송가의 노랫말도 있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새문안교회가 어머니 교회일 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어머니 음악학교였다는 사실을… 그리고 하나님께서 언더우드 목사를 통해 선물로 보내 주신 하늘나라 음악교과서인『찬양가』가 우리 민족 최초의 음악교과서였다는 사실도… [e-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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