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끝나자 오리나무도 단풍나무에게 말했어요.
“너, 단풍나무!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은 조심해서 해야지.”
“미 미안해, 참나무야.”
단풍나무는 얼른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참나무에게 사과를 했어요. 참나무가 금방 얼굴을 풀고 단풍나무의 손을 살짝 잡아주었어요. 잠시 껄끄러운 분위기를 금방 부드럽게 바꿔준 단풍나무의 용기에 모두 박수를 보냈어요.
“참. 두더지 동네에 불이 났다면서? 아직 차가운 겨울인데 굴속에 불이나면 어떻게 살아남겠니?”
단풍나무가 ‘늘참새‘에게 물었어요.
“그래. 내가 가 보았는데 너무 참혹해. 그게 다 어른들이 잘못해서 그런 거야.”
‘늘참새‘ 목소리가 가라앉았어요.
“뭐라고?”
단풍나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어요.
“죄 없는 아이들까지 모두 피해를 보았다 이 말이야.”

‘늘참새‘가 시무룩하니 대답했어요.
“어른들 싸움은 어른들에게서 끝나는 게 아니야.”
오리나무는 조금 흥분해서 말소리를 크게 냈어요.
“싸움은 우리 모두를 힘들게 해.”
단풍나무와 참나무는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겨우 참았어요. 오리나무의 표정이 너무도 심각했거든요. 그래서 참나무가 얼른 말을 했어요.
“싸움보단 평화가 좋아.”
“싸우기는 쉬워도 평화는 어려워.”
단풍나무도 얼른 거들었어요.
“싸움은 후회와 상처를 남기고, 평화는 웃음과 행복을 남기지.”
오리나무는 아직도 심각한 표정을 고치지 못하고 중얼거리듯 말했어요. 다시 분위기가 이상해졌어요,
“어째 좀 썰렁하다.”
단풍나무가 어깨를 으쓱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