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 경기는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이 때 우리는 세계를 향하여 대한민국의 문화적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의 축구가 세계 4강에 오를 만큼 실력이 있음을 과시했을 뿐 아니라 놀라운 응원문화를 선보인 것입니다. 이 때에 우리 스스로도 놀라고 가슴 뿌듯했던 것은 응원의 열기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의 청결상태였습니다. 수십만 명이 모였는데 어떻게 그렇게 질서 있고 깨끗할 수 있느냐고 외국인들은 모두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들을 했습니다.

4년이 지난 지금 독일에서 진행 중인 월드컵 경기는 이 땅에 다시 2002년의 응원열기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전국의 큰 거리광장이나 경기장마다 빨간색 응원복을 입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보며 4년 전의 열광적인 응원광경을 재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응원이 끝나고 흩어진 자리의 모습은 4년 전과 너무나 다른 것 같습니다. 어지럽게 널려진 쓰레기들이 지난 4년간 아무런 발전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한 우리의 시민의식을 말없이 증언하고 있습니다.

2002년과 2006년의 차이가 무엇입니까? 2002년에는 전 세계의 관람객들과 보도진들이 몰려와 보고 있었고 금년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누가 보든지 보지 않든지 할 것은 하고 지킬 것은 지키는 것이 참되고 성숙한 문화시민의 모습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기도하고 금식하며 구제하는 바리새인들의 행태를 비판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항상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 앞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믿음의 삶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