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선교기간 동안에는 그 무엇도 할 수 없었고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일을 하는 것이 생활의 전부였지만, 마음이 허전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도 꽉 찬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또 평소에 몸이 튼튼하지 못해서 하고 싶은 일을 다 하지 못하여 속상한 적이 많았기 때문에 선교 기간에도 몸이 좋지 않아 내가 할 일을 다 하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평상시보다 힘이 넘쳤고, 일을 해도 전혀 힘들지가 않았다.

또 나는 성경 말씀 읽는 것은 좋아했지만 기도하는 것에는 자신이 없었는데, 활동을 하면서 어느 순간 내 입에서 저절로 간절하고 절실한 기도가 한두 마디씩 나오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로 넘치도록 은혜를 받은 시간이었다.
기도와 말씀 상고를 통해 말씀을 깨달아 나누는
시간을 가지고 있는 대학부 청년들.
내가 가치 있다고 여기고 좋아하는 일, 예를 들어 매일 아침 신문을 본다거나, 책을 읽는다거나, 피아노를 친다거나, 전공 책을 들여다본다거나 하는 등의 집에서 늘 하던 일을 하루 이틀 넘게 하지 않으면 마음이 허전해지는 걸 언제나 느꼈다.

하지만 앞으로는 세상적인 안목이 아닌 하나님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려는 노력을 조금씩 해야겠다는 생각만큼은 분명히 든다. 선교시간 동안 만나게 된 모례교회 교인들이나 마을 할아버지 할머니들 중에는 안타까운 사연을 가지고 계시거나 힘든 상황에 놓인 분들도 계셨다.
하지만 나를 포함하여 우리 팀원들이 그 분들을 보고 흘린 눈물은 결코 연민이나 동정에 의한 것이 아닐 거라 생각한다.
하나님 보시기엔 어쩌면 내가 그 분들보다 안쓰럽고 연약한 존재일 수도 있고, 또 그 무엇보다도 우리는 살고 있는 환경이나 처한 상황은 다를지라도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