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유학 초기니까 거의 30년 전의 일입니다.
같은 기숙사에서 일본학생 한 사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는 분명 유학생이긴 했으나 보통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어떤 전공분야의 공부를 하러 온 학생이 아니었고 1년간 프랑스어를 배우기 위하여 파견된 일본의 대기업 미쓰비시의 사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아주 성실하게 프랑스어학원을 다니는 것 같지도 않았고 얼굴 보기도 무척 힘들었습니다. 한번은 모처럼 식사를 같이 할 기회가 생겨서 어딜 그렇게 바쁘게 다니느라고 얼굴 보기가 힘드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러자 그가 대답하기를 자기가 회사로부터 받은 지시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고 가능한 한 많이 돌아다니며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이며 어디를 열심히 돌아다녔는지를 한 달에 한 번씩 보고서만 보내라는 것이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곧 일본이 어떻게 해서 선진 유럽 국가들을 따라잡을 수 있었는지를 깨달았습니다.

“지피지기(知彼知己)는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말도 있고, 집 떠나봐야 효자 되고 외국에 나가보면 다 애국자가 된다는 말도 있습니다. 아무튼 여행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학습이 되는 것입니다. 7,8월은 국내외여행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계절입니다. 지나친 낭비성 여행이 아닌 한 국민들이 여행을 많이 하는 것은 길게 보아 국익에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뚜렷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잘 준비해서 떠나는 비전트립 같은 것은 열심히 권장하고 독려할 일입니다. 힘닿는 데까지 밀어주어야 할 일입니다. 그런 일에 교회예산을 아끼는 것이야말로 사실은 낭비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교회 청년들의 비전트립이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교인들의 관심과 성원 아래 우리 교회의 중요한 교육과정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