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기 권사

최문기 권사 = 잡지편집에 대한 경험이 없던 제가 1992년부터 홍보부원이 되어, 배우면서 《새문안》지를 만들었지요. 마침 전문가인 오인문 집사님을 비롯, 젊고 유능한 집사님들과 함께 일하면서 잡지 편집에 관해 배우며 흥미와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전임 간사가 없는 상태에 조직적인 분업은 이루어지지 않아서 원고청탁.취재.교정.편집 등 닥치는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수준 미달의 영세한 인쇄소에 인쇄를 맡기고 있었는데, 탈고 직전에는 밤늦게까지 인쇄소에서 가슴 졸이며 작업을 해야 할 때도 여러 번 있었고, 눈병으로 눈물을 흘리며 안약을 넣으면서도 쉬지 못하고 작업을 해야 했던 때도 있었다. 어머님으로부터 “교회 일을 유별나게 하는 며느리!”란 걱정도 들어야 했다. 책자를 발간하는 일이 잔손이 많이 가고 쉽지 않은 일임을 알면서 과연 교우들이 얼마나 이 잡지를 읽을까 고민하며, 편집회의 때 많은 교우들을 동참시킬 것을 건의해 보았다. 교구별.선교단체별로 흥미 있는 다양한 앙케트에 교우들을 등장시켜 함께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는 노력을 한 적이 있었어요.
90년대 초반, 태국 치앙마이에 선교여행을 다녀와 은혜 충만한 가운데 여행기를 쓴 일, 강원도 속초에 새문교회 헌당예배를 취재하면서 동해의 푸른바다를 바라보면서 하나님 앞에 간절히 기도드린 일, 새문안교회에서 첫 예배를 드린 귀순 국군포로 조창호 집사와 흥분 속에 미니인터뷰 한 것, 배포 직전에 정정해야 할 용어나 기사가 발견되어 정정 스티커 3천장을 부원들과 함께 붙이면서 한숨을 푹푹 쉬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 일하던 홍보부를 3년 만에 떠나면서 신임 홍보부장과 편집팀들에게 전임 간사 채용, 인쇄소 교체, 기사나 뉴스의 최신성을 유지하려면 격월간을 월간으로 발간할 것 등을 간곡히 말씀드린 기억이 난다.

사회자 = 전임간사와 함께 일하게 된 환경이 그때 여러분들이 제안해주신 덕분이군요. 저도 1995년도부터 지금까지 봉사하고 있는데, 그 계기가 최권사님이 제 간증문을 《새문안》지에 싣겠다고 하여 비롯됐지요. 한참 쉬셨다가 다시 들어와 함께 봉사하며 느끼신 점이 남다르셨을 텐데요.

최문기 권사 = 2002년에 또다시 홍보출판부에 들어오니 아담한 방에 전담 간사가 있었고, 수준급 인력들이 체계적으로 일하는 발전된 모습을 대하게 되어 격세지감이 들었다. 교회표어를 중심으로 특집.기획기사를 만드는 것은 90년대 초나 2000년대 초나 마찬가지였지만, 2002년 교회표어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자”라는 연중 기획기사를 준비하기 위해 다일공동체와 천주교회의 자원봉사 실천사례를 취재하면서 은혜 많이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