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빛은 밝고 곧습니다.
그 빛은 강력합니다.
그 빛은 부드럽습니다.
그래,
그 빛에 눈멀게 하고
그 빛에 눈뜨게 하고
그 빛에 위안 얻게 하는
그대는 빛입니다.
그대는 나무입니다.
물가에 심긴 커다란 나무입니다.
몸살 다 이겨내어
말씀위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힘 다해 빨아올려
잎들 푸르게 하고
새들 깃들게 하는 나무입니다.
사시사철
정성다해
맺은 그 귀한 열매들을
온갖 생명들에게
아낌없이 나눠 주느라
남는 게 하나 없어도
그것으로 이미 부요한
한 그루 나무입니다.
그대는.
그대는 소금입니다.
언제든 소멸할 채비하는 소금입니다.
온갖 시련 견디며 이룬 소중한 결정체
그러나
조그만 얽매임도 없이
조금치 아쉬움도 없이
그저 세상에 스며들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를 소망하는
그대
그대는 진정 소금입니다.
그대는 소망입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요셉
처럼
먼먼 날을
한결같이 기다리는 소망입니다.
그러다 세상을 떠나도
그 소망만으로도 행복해할
그대,
그대의 삶은
기나긴 소망입니다.
